(서울) 이대희 기자 = 국내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카드 복제기를 설치해 빼낸 정보로 만든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현금을 찾아간 루마니아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일대 은행 ATM에 카드 복제기를 설치해 얻은 고객정보로 카드를 복제해 돈을 가로챈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특수절도)로 루마니아 국적 M(26)씨를 구속하고 그의 부인(27)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6월 사이 영등포구와 마포구, 강서구 등 서울 서부권 일대 은행 8곳에 ATM에 카드복제기(스키머)를 10회 설치해 빼낸 365명의 정보 가운데 8명의 정보로 위조한 신용카드로 대만에서 1천590여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은행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를 살펴보던 중 대만의 한 ATM기에서 반복적으로 현금 인출을 시도하는 사실을 발견하고 신고해 수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과 공조로 시내에 설치된 스키머를 찾아낸 경찰은 폐쇄회로(CC)TV, 통화내역 등을 통해 이들이 루마니아인 4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라고 특정했으며, 이미 출국한 2명을 제외한 M씨 부부를 잠복 끝에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검거했다.

M씨가 머물던 거주지에는 책 사이에 숨겨 들어온 복제기 칩 49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복제 ATM은 카드 투입구 부분이 좀 더 돌출돼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며 "비밀번호는 천장에 몰래 설치한 카메라로 수집하니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손으로 가리고 입력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ATM 카드 복제기 사건 가운데 신고되지 않은 사건에 금감원과 은행과 공조해 추적하는 한편, 달아난 공범 2명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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