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효석 기자 = 자신이 운행하는 관광버스의 기름값을 아끼려고 가짜 경유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 버스 기사가 덜미를 잡혔다.

통상 관광버스 회사가 차량을 기사에게 제공하면 유류비 등 운행과 관련한 비용은 기사가 부담한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등유에 윤활유를 섞는 방식으로 가짜 경유를 만들어 사용한 혐의(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관광버스 기사 윤모(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윤씨는 이를 위해 지인으로부터 1t 탑차를 빌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야산에 대 놓고는 1천ℓ짜리 유류탱크와 모터 펌프, 주유호스 등을 달아 자체 주유 장비를 제작했다. 

등유는 경유보다 리터당 400원가량 싸 윤씨는 버스 유류비를 아낄 수 있었다.

윤씨가 절감한 기름값은 경찰이 장부 등을 토대로 확인한 액수만 100만원가량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조사에서 윤씨는 "경기 불황이 계속돼 수입이 줄어들어 고민하던 차에 동료 기사들이 등유에 윤활유를 적절히 섞으면 경유와 비슷해져 차에 쓸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기름을 직접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 가짜 연료를 쓰면 운행할 수 있더라도 매연이 발생하고 출력이 저하되는 등 문제가 생기고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와 같은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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